신디사이저를 좋아하거나 좀 알게되면 알게될 수록 많고 많은 신서시스의 하나인 감산 합성방식(섭트랙티브 신서시스)의 인터페이스가 어느새인가 고정관념처럼 자리잡아 마치 그런 구성의 인터페이스가 없으면 불안하거나 뭔가 불완전한 듯 여겨지기도 한다. 오실레이터 - 필터 - 모듈레이터 - 엔벨로프(그것도 4단계의 ADSR) - FX 등의 구성이 공식처럼 자리 잡은 것이 벌써 수십년이 더 된 일이다.
그리고 신세대의 기술의 힘을 빌어 탄생한 가상악기, 즉 VSTI도 이제는 별로 새롭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VSTI의 구현이나 인터페이스를 보면 여전히 하드웨어의 그것을 그대로 가상공간에서 구현해오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이제는 VSTI 그 자체를 위한 인터페이스와 구성의 개념이 대두되어오고 있기도 하다. 즉 어차피 가상의 인터페이스인데 기존에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하드웨어 컨트롤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모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2000년대에 접어든 지도 벌써 13년이나 더 지났는데 수 십 년된 방식에 여전히 얽매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실제로 현재 신디사이저나 VSTI의 개발에 있어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쉽게 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구성과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고 그런 시도는 계속되어 오고 있다.
필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길게 끄집어내냐 하면 곧 소개할 새로운 VSTI의 인터페이스와 개념이 전형적인 후자에 속하기 때문인 것이다.
오늘 여기 소개하는 Arc5라는 새로운 VSTI 역시 그런 시도의 하나인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대단히 흡족한 결과를 내고 있다. 사용자 측면이나 그 궁극적인 출력물인 소리에서도 말이다.
Arc5는 Archetype Instruments라는 한국의 신생 VSTI 제작사에서 개발한 하이브리드 VSTI이며 그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5가지의 신디사이저 유닛(모듈)이 하나의 VSTI에 유기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컨셉트의 악기이다. 각 구성 유닛들은 아래와 같다.
VA (버추얼 아날로그)
유명한 빈티지 아날로그 필터와 오실레이터를 시뮬레이팅한 버추얼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모드
7S (수퍼소우 에뮬레이션)
수퍼소우 사운드를 에뮬레이션한 수학적으로 생성된 7개의 디튠된 소우투스 파형
FM (FM 신디사이저)
17개의 사전 정의된 모듈레이터 피치로 세계에서 가장 쉬운 1-OP FM신디사이저
WG (피지컬 모델링 - 스트링 & 플럭)
스트링과 플럭사운드를 시뮬레이팅한 피지컬 모델링 웨이브 가이드 신디사이저
EL (리드 - 하드싱크 유니즌 보이스)
하드 싱크된 유니즌 보이스에서 나오는 익스트림 리드 사운드 (최대 16보이스)
이상의 5가지 신디사이저 유닛들은 두 개의 레이어에 실려 사용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Global 제어화면에서 전체적인 패러미터를 조절가능하며 각 레이어에는 각각 아르페지에이터와 FX부가 연결되어 소리의 특색을 조절할 수가 있는 구조이다.
FX (멀티 이펙트 프로세서)
- 스피커 캐비넷을 시뮬레이션한 “따뜻하고 강력한” 디스토션 이펙트.
- 멀티 LFO와 딜레이 라인에서 나오는 “팻하고 와이드한” 수퍼 코러스 이펙트.
- BPM 싱크된 크로스 피드백 딜레이.
- 얼리 리플렉션, 테일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진보된 리버브.
Arpeggiator (멀티 모드 듀얼 아르페지에이터)
- 4~32스텝 듀얼 아르페지에이터 시스템
- 클래식 아르페지에이터, 피치 시퀀싱, 게이트를 컨트롤하는 벨로시티 모드
이상이 전반적인 Arc5의 구성인데, 마치 레이싱카의 대시보드를 보는 듯한 친숙한 눈금 다이얼이 있는 인터페이스를 보면 위에서 말한 고정관념만으로 접할 때는 일견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잘 보면 상당히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이 Arc5를 설치하고 첫 플레이를 할 때 사용자 매뉴얼조차 읽어보지도 않은 채 이것 저것 조작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필자가 뭐 신디사이저에 있어서 천재적인 본능을 지녔다거나 이러한 것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 긴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Arc5의 조작에 이미 익숙해져버린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페이스의 메인 화면을 보면 왼쪽에 신디사이저의 종류를 선택하는 놉(편의상 구 개념인 놉으로 부르겠다)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오실레이터부 그리고 필터부 그리고 엔벨로프부가 있는데, 그냥 별도로 프리셋을 고르지 않고서 첫화면에서 바로 스크레치로 소리 하나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5개의 유닛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오실레이터 섹션에서 놉을 이리저리 돌려보니 아! 웨이브폼의 파형이 변하는 구나(단순히 파형을 바꾸는 의미가 아니라 transition의 의미). 소리를 들어보니 왼쪽으로 갈 수록 펄스 폭이 좁은 스퀘어웨이브이겠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Sawtooth 파형이라는 것이 소리로 바로 느낄 수 있다.
필터를 조절하고 엔벨로프는 Attack과 Decay, Sustain이 동시에 연동되어 조절되는 방식인데 초기의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에 이런 방식이 사용된 적이 있다.
그 다음 ARP A를 클릭해 레이어 A의 아르페지에이터를 설정하고, FX를 클릭 해 레이어 A의 FX들을 조절한다.
이렇게 하면 간단히 소리가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다. 복잡한 모듈레이션이나 각 부의 설정들이 필요가 없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직관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로서는 매우 성공적이라는 사실이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악기를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숙달되는 것도 좋은 것이고, 또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원하는 곳에 사용하기 위해 그 소리를 쉽게 만들어내거나 또 어려운 조작이 필요없이 쓰임새가 많은 소리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대단히 바람직한 것이겠다. 그리고 그 소리 자체의 퀄리티도 꽤 좋으니 이 점은 여타 VSTI와 차별되는 Arc5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본문에서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Arc5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신서시스에 대한 긴 학습이 필요없이 쉽게 접근해 원하는 소리를 만들고 사용이 가능한 것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Arc5의 각 유닛들은 일견 심플해보여도 사실 그 유닛들의 성능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하겠다.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을 하겠지만 내장된 FX부는 그것만 독자적인 플러그-인으로 뽑아도 충분히 쓰임새나 성능면에서 우수한 것이며 필터의 느낌도 꽤 좋다.
악기의 궁극적인 평가는 결국 소리라서 아래의 데모 사운드들을 들어보고 직접 판단해보길 바란다. 이 소리들을 들으면 이제 소프트웨어니 하드웨어니 어쩌고 하는 구태의연한 기준으로 가르는 것은 전 세대의 개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Top Secret ^^
1. 원래 Arc5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져를 일반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해 PC와 연동되는 쉽고 간편한 제품의 개발컨셉으로 미국의 M사의 핵심개발진들과 하드웨어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로서 개발이 진행중이었고 그러한 하드웨어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의 개발컨셉을 그대로 S/W화 해서 VSTI로 만들어 낸 것이 Arc5라고 한다. 그러므로 추후 이렇게 간편한 사용자 친화적인 컨셉의 실제 하드웨어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로 나타난 Arc5를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 Archetype Instruments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한국산 VSTI인 Ravity나 Purity의 제작사인 Luxonix의 핵심멤버 및 주 개발진이 만든 회사이다.
이미 우수한 제품을 만든 경륜이 있는 개발진인만큼 퀄리티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 없겠으며 Arc5, 그리고 이어지는 계속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Arc5의 최신 버전은 현재 V2.01이며 아래의 공식웹사이트에서 USD 49.95의 가격으로 구매하거나데모버전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Archetype Instruments의 공식 웹사이트
http://www.archetype-instruments.com/
구입 및 사용자 매뉴얼(한글) 다운로드
http://www.archetype-instruments.com/kstore.html
구입 (English)
http://www.archetype-instruments.com/store.html
아래는 Archetype Instruments의 웹사이트에서 밝히고 있는 Arc5의 사양이다.
Specification
- 32 스텝 듀얼 아르페지에이터 시스템 (NEW)
- 피치 시퀀서, 벨로시티 (게이트 컨트롤) 시퀀서
- 클래식 아르페지에이터
- 5개의 특징적인 신서시스 알고리즘
: 섭트랙티브, 수퍼소우 에뮬레이션, FM, 피지컬 모델링,
하드싱크된 유니즌 소우투스.
- 멀티 이펙터
: 디스토션, 비트 크러셔, 코러스, 플랜져, 딜레이, 리버브
- 320 프리셋 프로그램 (5 뱅크) + 2 유저 뱅크 (NEW)
- VST/ Standalone (윈도우 전용)
최소 요구 사항
- OS : 마이크로 소프트 윈도우즈 XP 이상
- RAM: 512 메가 바이트
- CPU: 인텔 셀러론 1.7 기가 헤르츠 이상
- HDD: 10 메가 바이트 이상의 여유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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