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25의 걸작 Retrofit 앨범

  2010년 9월에 발표된 Retrofit 앨범은 Section 25의 가장 근작이며, 같은 해 2월에 세상을 떠난 Larry Cassidy가 마지막으로 참여해 함께 작업하고 녹음한 앨범이어서 그 의미는 꽤 깊다. 특히 그의 딸인 Bethany에게는 아버지와 함께 한 마지막앨범이며, 부녀의 보컬이 꽤 조화롭게 잘 어우러지고 있다.

Retrofit 앨범은 앨범 제목이 의미하듯이 과거 그들의 대표곡들을 새로운 터치로 'Retrofit'해낸 앨범이다. 신곡 1곡을 포함해 총 11곡을 수록하고 있으며 대단히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시퀀싱된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드럼머신의 비트가 기조를 이루고 있으며 Madchester, Acid house, 80's Synth Pop의 패션을 한 곳에 버무려 2000년대의 새로운 기술과 감각으로 마무리 해낸 듯한 작품들이다.

Larry의 보컬은 때로는 Bernard Sumner스럽게 들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Happy Mondays의 Shaun Ryder 처럼 들리기도 하며,  대조적으로 Bethany의 보컬은 깨끗하고 청량감있게 들리고 있어 혹자의 말대로 일렉트로닉한 Darling Buds라고도 할 만한 그런 느낌이다. 필자는 본 앨범을 들으면서 꽤 많은 80년대 일렉트로닉 팝/신스 팝 뮤지션들의 자취가 교차되곤 했다. Book of Love까지 떠오르기도 할 만큼.

앨범의 첫곡인 The Process. 역시 잔잔하고 목가적인 기존의 버전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드럼머신과 신스베이스의 리듬이 주도하는 주도하는 경쾌한 분위기의 일렉트로닉 팝 넘버로 탈바꿈했다. 이 곡을 듣는 동안의 느낌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반가운 친구를 다시 마주한 듯한 그런 기쁨이며 가슴가득히 차 오르는, 이런 기분을 느낀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The Process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들떠서 소리를 지르고 리듬에 몸을 맡기고 싶은 느낌까지 들었다. 이런 느낌 정말 최고!

기존의 곡들과 전혀 다른 곡이라고 해도 될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재해석에 의해 탄생된 곡들이며 80년대 영국 일렉트로닉 팝의 팬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앨범이라는 생각이다.  더구나 앨범 커버의 디자인이 벌써 이 앨범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본 앨범에서 또 하나의 선물이라고 한다면 New Order의 Stephen Morris가 리믹스한 버전의 Looking From A Hilltop이며 거의 16분에 달하는 Acid House + New order 스타일의 디지털 비트/리듬의 향연은 상당히 감칠맛이 있다. 그래서 제목도 재치있게 Another Hilltop이라는 부제를 붙여놓지 않았겠는가.   

* Retrofit 앨범의 커버디자인은  보컬리스트인 Bethany의 작품이다.^^ 이미 눈치 챘듯이 Roland TR-808 드럼머신에서 모티브를 따온 디자인이다. TR-808 이라면 이쪽에서는 가히 굵은 주제 하나를 충분히 가져가고도 남는 대표적인 일렉트로닉 팝의 아이콘이 아닌가.

Retrofit 앨범의 수록곡은 아래와 같다.

Section 25 – Retrofit (2010년 9월 LTM 레이블 발매)

1  The Process   
2  Looking From A Hilltop   
3  Beating Heart   
4  Desert   
5  Uber Hymn   
6  Garageland   
7  Dirty Disco   
8  Girls Don't Count   
9  New Horizon   
10  Wretch   
11  Another Hilltop   

Credits
Additional Remix – Stephen Morris (tracks: 11)
Bass, Programming, Backing Vocals – Stuart Hill
Drums, Percussion, Backing Vocals – Vincent Cassidy
Guitar, Programming, Sequencing – Steven Stringer
Vocals – Bethany Cassidy, Larry Cassidy